인플레이션,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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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인플레이션 우려로 흔들리던 주식시장은 FOMC이후 안도감을 되찾았다. 코로나19봉쇄 조치가 완화되고 주요 지표들이 개선되면서 미국 경제가 다시 살아난다는 긍정적인 기대감이 시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그 이후 4~5월을 거치며 주식시장은 다시 상승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미국의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부진한 반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강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시장 충격은 어느 정도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인플레이션은 간과할 수 없는 핵심 리스크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우려라기보다는 이미 현실이다. 원자재, 제조업, 반도체 시장과 생산자물가에서는 이전부터 리플레이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었다. 여기에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은 인플레이션 변곡점에 직면하게 됐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원인은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나타난 수요와 공급의 괴리 때문이다. 붕괴되었던 세계의 공급망은 완전한 회복을 위해 여러 분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여전히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에 기록적인 수준의 재정부양책과 더불어 공공 위생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기 시작하자 억눌렸던 소비 수요는 매우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이러한 과도기적인 불균형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것인지, 아니면 장기간 지속될지 여부다. 이것은 전자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올 들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된 이유는 ‘기저효과(Base effect)’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이나 혹은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서 폭락했던 상품의 가격이 규제 완화와 함께 정상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요인들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결국 인위적인 재정부양책도 사라지고 수요와 공급은 모두 정상궤도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각국 중앙은행들도 한 목소리로 모두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중앙은행들이 경제가 회복이 되며 고용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디 때문이다. 또한 지금의 인플레이션 레벨 또한 중앙은행의 목표수치에 맞추어 줄어들 것으로 믿고 있다. 물론 인플레이션의 예측이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이며 여러 변수를 감안해야 할 필요는 있다.
코로나19 이후에 기존의 글로벌 무역의 긴장관계가 얼마나 악화될지는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 주요 공급망을 자국내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은 비용 효율성을 고려해야 하며, 주요 상품과 서비스를 자국 안에서 생산할 수 있는 능력과도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런 계획이 실패하거나, 그 여파로 징벌적 무역 조치가 확대된다면 공급 측면의 문제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 이것들로 인해 중앙은행에서는 수요측면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리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은 경제학자들로 하여금 인플레이션을 이겨내기 위한 중장기적인 역학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통화 및 재정정책이 실제로 경제를 ‘더 좋게’만들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 정책들에 경제회복을 잠시 위탁하더라도 생산성 성장이나 민간 투자의 부족 등 코로나19 이전부터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한 부분이 크게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개인과 정부의 부채 부담은 상당히 가중됐다. 이것은 불황의 기저효과를 동반한 급상승 국면이 지나면 중장기적으로 경제 성장률 기대치를 약화시킬 것이다.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다. 과거 1970년대 발생했던 인플레이션과 비교하면 지금은 많은 것들이 변했다. 인구구조와 소비성향이 달라졌고 근로자들의 임금 협상 능력과 개별 기업의 가격결정력은 약화됐다. 또 이커머스가 활발해지고 기술과 자동화는 크게 진보했다. 이런 요인들은 인플레이션을 가로막는 역풍이 된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주목해야겠지만 수요와 공급이 제자리를 찾기도 전에 지나친 과민반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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